페르미 역설 썸네일

1997년에 개봉한 영화 ‘콘택트’는 칼 세이건이 쓴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어린 앨리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갖고 아버지에게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는지 묻습니다. 아버지는 “우리만 우주에 존재한다면, 그건 엄청난 공간 낭비일 거야”라고 답합니다.

이 대사는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논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 명대사가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 있는 별의 수는 약 천억에서 4000억 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별들 중 많은 수가 태양과 같은 행성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은하뿐만 아니라 전 우주에는 관측 가능한 수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며, 이 은하들이 포함하는 행성의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이는 아보가드로 수만큼 많은 행성이 우주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보가드로 수는 약 6000해(垓)에 달하는 거대한 숫자입니다. 이 많은 행성 중에 지구만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낮은 확률로 보입니다.

페르미 역설은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합니다. 1950년, 로스알라모스 연구소를 방문한 엔리코 페르미는 “그렇다면 외계 생명체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외계 생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왜 아직 발견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과학계에서 페르미 역설로 알려지게 되었고,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둘러싼 여러 가설이 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가설 중 하나는 ‘희귀 지구’ 가설로, 우주의 극한 환경 때문에 오직 지구만이 지적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드래이크 공식은 우리 은하계 내에 문명을 이룬 외계 생명체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추정하려는 시도입니다.

또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전파를 이용해 외계 신호를 탐지하기 시작한 지는 10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주적 시간 척도에서 극히 짧은 기간에 불과하며, 우리가 그들의 신호를 포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METI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외계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에 대한 경고도 했습니다.